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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알게 된다






모 스쿠버다이빙 동호회에서 진행하는 오픈워터 다이버 코스 스케줄을 보았다. 강습 기간은 단 이틀이었다. 코스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이론수업을 오전에 전부 마치고, 오후에 수영장에 가서 제한수역 세션과 개방수역 다이브 1,2장까지 마친다. 놀라워서 더 살펴봤다. 이런 스케줄로 강습을 받은 듯한 강습생이 쓴 후기도 보게 되었다. 개방수역 다이빙을 며칠 전에 모두 마친 듯한데 다시 모여 이론수업 지식복습과 퀴즈를 풀고 있다. 회원 수가 제법 되는 그 동호회는 그들의 웹페이지에 다이빙 교육은 역시 자신들이 최고라고 대서특필하고 있다.



더한 곳도 있다는 동료 강사들의 말에 다른 곳도 보았다. 남쪽 지역에 있는 모 다이브 숍이었는데 앞에서 언급한 동호회의 스케줄 못지않다. 첫날 오전에 코스 오리엔테이션과 이론수업과 수영장에서 제한수역 세션까지 모두 마친다. 그날 오후에 바다에 가서 개방수역 1,2장 두 번의 다이빙을 마친다. 다음날 아침에 개방수역 3,4장을 진행하는 스케줄이다. 둘째 날 오후에는 느닷없이 이론수업을 진행한다. 이 업체 또한 자신들은 다이버의 안전을 우선시하고 단체의 규정을 준수한다고 당당하게 밝히고 있다.



오래전 'PADI 오픈워터 다이버 코스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코스의 커리큘럼을 상세하게 설명해 놓은 글이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요약하자면 이와 같다. 필수로 시청해야 하는 오픈워터 비디오는 쉬지 않고 연이어서 보았을 시 꼬박 3시간 반이 걸린다. 필수로 읽고 지식복습 총 95문항의 문제풀이를 해야 하는 250쪽 분량의 오픈워터 매뉴얼도 최소한 이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를 모두 마치면 매뉴얼 지식복습의 문제와 총 40문항의 퀴즈를 풀고 강사와 함께 답을 맞춰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해, 설명 하나 없이 문제와 답을 눈으로 읽고 지나간다 해도 최소한 한두 시간은 필요하다.




보통 수영장에서 진행하는 제한수역 세션은 5단원으로 구성된 총 65개의 기술에 대한 실행 달성 조건을 완성해야 한다. 200미터 수영 테스트와 10분간 떠있기를 실행해야 하고 스킨다이빙 기술도 배워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지식개발 세션과 제한수역 세션이 완성되지 않으면 개방수역 세션을 진행할 수 없다. 개방수역 세션은 총 4회의 다이빙을 최소 이틀에 나누어 진행하도록 되어있다. 이에도 단순히 다이빙을 네 번 하면 되는 것이 아니고 각 단원마다 각각의 실행 달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50문항으로 이루어진 최종시험은 지식개발 세션이 완성되었다면 코스 중 어느 때고 진행 가능하다.




이 모든 커리큘럼을 오전과 오후 이틀의 시간만으로 소화하기에는 얼핏 봐도 무리가 있다. 강습생이 아무리 날고 긴다 해도 이 시간 안에 진행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곳에서 강습을 받은 학생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후기가 쉽게 검색이 된다. 학생들은 강습료 할인을 받는 대가로 후기를 쓰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강습생들은 그저 강사의 지시에 따라 강습에 임할 뿐, 규정으로 정해진 강습 내용을 소상히 알기는 어렵다. 비용을 받은 이상 되도록이면 좋았던 기억을 후기에 남기고자 노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강습생들은 자신이 어떤 강습을 받았는지는 알지 못한 채, 그저 저렴한 비용과 나름 훌륭한 서비스와 역경을 이겨낸 뿌듯함을 남겨뒀다.






작년 초부터 시작된 역병이 사그라들지 않고 두 해째 이어져 오고 있다. 대면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여행업이나 레저스포츠 업은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스쿠버다이빙 업계 또한 그 중심에서 존속의 기로에 놓여 있다. 얼토당토않는 강습을 진행하는 것은 기실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처럼 대놓고 장사를 했던 적이 있었나 싶다.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것은 저렴한 강습을 받고 자격증을 받아 좋아하는 학생들뿐만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강습에 편승하고 있는 강사나 업체들이다. 엄혹한 시기를 이겨내겠다는 마음은 이해하면서도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은 아닌지 심히 염려스럽다.





요즘 사람들은 손안에서 세상의 모든 정보를 얻는다. 저렴한 강습 정보도 쉽게 얻지만 그에 대한 결과도 곧 얻는다. 알기 전에 결제 받고 아직 모르고 있는 손님 또 받으려는 심산이라면 어느 정도는 성공했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한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식의 강습을 하면서도 강습은 자신들이 최고라는 말, 안전을 우선하고 규정을 준수한다는 말이 과연 진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못한다. 결국 알게 된다. ​


















- PADI Course Director

- PADI Specialty Instructor Trainer

- EFR Instructor Trainer

- 1400+ PADI Certifications Issued since 2002

- 4500+ Dive Log since 2001


- 2018 서울 제로그래비티

- 2013 서울 엔비다이버스

- 2013 코타키나발루 CDTC 졸업

- 2010 태국 꼬따오 아시아다이버스

- 2008 태국 꼬따오 플래닛스쿠바

- 2004 태국 꼬따오 코랄그랜드

- 2003 호주 케언즈 3D어드벤쳐스

- 2002 태국 푸켓 다이브아시아

- 2002 PADI 인스트럭터 #471381

- 2001 PADI 다이브마스터

- 2001 PADI 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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