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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하기 VS 다이빙 잘하기​




다이빙에 관한 기초적인 질문 몇 개를 들어 본다. 차분하게 답변을 떠올려 보라.


- 중력과 부력은 무엇이며, 다이빙할 때 무엇이 그 역할을 하는가?

- 적절한 웨이트를 측정하는 방법과 절차는 어떻게 되는가?

- 하강할 때의 자세와 이때 부력조절기 운용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 하강할 때 귀의 압력 평형은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중성부력이란 무엇이며 언제, 어떻게 조절하는가?

- 유선형 자세란 무엇이며 왜,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수중에서 부력조절기를 조작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 상승할 때 부력조절기 운용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상승 속도 조절은 왜,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안전 정지란 무엇이며 왜,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상승할 때 귀의 압력 평형은 왜 하지 않아도 되는가?

- 다이빙 후 코피가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수중에서 호흡을 참으면 안 되는가?​





위의 질문들에 명확히 답할 수 없는 항목이 여럿이라면 다이빙에 대한 기본 개념이 온전히 서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다이브 마스터 이상의 프로페셔널이라면 의당 위의 모든 항목에 답할 수 있어야 옳다. 강습을 진행하는 강사라면 답을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함은 물론, 강습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이를 설명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위의 모든 질문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하려면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은 필요하리라 본다. 모르는 것과 아는 것의 차이만큼, 아는 것과 아는 것을 남에게 알려 주는 것의 차이 또한 크다.



많은 다이버들이 다이빙을 잘하기를 바란다. 아직 그렇지 않다고 여기는 이들과 다이빙하며 느끼는 공통점은 기초가 부실하다는 것이다. 위에서 제시한 몇 가지 질문들처럼, 다이빙할 때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개념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모래 위에 집을 지은 격이다. 위로 올라갈수록 그 기반의 허술함은 더욱 드러난다.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스스로 알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설령 프로 레벨이 된다 해도 각성하여 각고의 노력이 있지 않는 한 제대로 서기는 어렵다. 더 큰 문제는 본인이 알지 못하는 것을 누군가에게 알려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스쿠버다이빙을 배운다는 것은 이론을 정립하고, 장비에 익숙해지며, 기술을 습득하고,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다. 풀어서 보자면, 물이라고 하는 물리적인 환경과 그것이 장비 작동과 인체에 미치는 생리학적 영향 등의 이론 개념을 우선으로 정립해야 한다. 그 개념을 기반으로 수영장과 같은 안전한 수역에서 장비의 사용법과 필요한 기술들을 습득한다. '정립된 이론'과 '익숙해진 장비'와 '습득한 기술'을 바다와 같은 실제 다이빙할 '환경에 접목'하여 적응하고 경험해 나간다. 만약 이 네 가지 과정 중 어느 것 하나라도 등한시한다면 다이빙을 잘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그렇다면 다이빙을 그저 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차이는 어디로부터 오는 걸까?

강사를 배출하고 자격증을 발행하는 교육 단체와, 이에 소속되어 다이버를 가르치는 강사, 그리고 강사를 통해 다이빙을 배우는 다이버들. 나는 여기서 이들의 책임과 의무와 권리의 오묘한 삼각관계를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서 그 '차이'의 시작을 본다. 단체에서 제공하는 강습 시스템의 맹점과 설익은 강사 배출, 그렇게 남발된 강사들의 주머니 경쟁으로 인한 허술한 강습과 이를 선택하는 다이버들.



강습 시스템의 맹점으로 꼽는 것은 '이 러닝(e-learning)'과 '처방식 교육'이다.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그 안에 맹점이 있다는 뜻이다. 이 러닝이란 간단히 말해 전자 디스플레이 기기와 온라인 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개인 맞춤형 이론 강습이다. 대면 수업을 최소화하며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만큼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오늘날과 같은 디지털 사회에서 바쁜 현대인들에게 썩 괜찮은 강습 옵션이라 할 수 있겠다.



처방식 교육이란, 지식 복습이나 퀴즈 등의 문제를 풀고 그 틀린 문항을 중점적으로 설명하는 강습 방식이다. 이 시스템 또한 이론수업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이 러닝과 처방식 교육 이 둘의 가장 큰 공통점은 '강습생'과 '강사'와 '교육 단체' 모두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시간이 아닌 실행에 기반을 둔다는 교육 철학과 모순되는 면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시간의 절약'과 '더 많은 고객'을 얻었다면 무언가는 잃게 된다는 점도 기억하라.





디지털 도구를 이용한 학습법이 종이책을 이용하는 것보다 가독성, 이해도, 정답률 모두 현저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에 대해 논하는 것이 아니다. 바뀌는 환경에 순응하며 다양한 방식의 학습법을 제공하는 것은 교육 단체의 소임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그 선택의 폭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이것이다. 단체에서 제공하는 교재나 비디오와 같은 학습 도구들은 강습생들이 다이빙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모든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또한 강습생이 지식 복습이나 퀴즈 등의 답을 맞혔다고 해서 그 내용을 정확히 이해했다고는 볼 수 없다. 정답 유무와는 별개로 강습생들에게 특별히 강조해서 개념을 정립시켜야 하는 내용들이 있다. 하지만 스스로 해야 하는 이 러닝이나 틀린 문항만 짚고 넘어가는 처방식 강습 시스템은 그 제공의 여지를 희박하게 한다.



만약 이론 개념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채 제한수역 섹션으로 넘어간다면, 기술의 습득을 온전히 달성하지 못하게 되거나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시간을 지체하게 된다. 결국 덜 배우게 되거나 시간을 더 들이게 되거나 둘 중 하나다. 교육 단체는 후자를 택하길 요구하지만 대부분의 강사들은 전자를 택한다. 강사가 얻고자 한 것은 '시간'일진대 어찌 후자 선택이 쉬우랴. 결국 시스템 활용에 대한 이윤은 단체가 챙기고 그 책임과 의무는 고스란히 강사에게 돌아간다. 시스템의 장점을 살리되 맹점을 개선하는 것은 오롯이 강사의 역량과 판단, 그리고 마음가짐에 달렸다.





이렇듯 교육 단체는 더 쉽고, 더 빠른 강습 시스템을 이용해 다이버를 더 많이 양성하길 원한다. 이의 반대급부로 제대로 배우지 못 한 다이버들은 많아지고 그들 중 누군가는 강사가 된다. ​얻은 지식을 누군가에게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경험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러나 상응하는 경험은커녕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지 못했는데 어찌 제대로 된 경험을 쌓을 수 있으랴.



그렇게 배출된 강사들은 여전히 제대로 가르칠 수 없고, 시장에는 헐값 경쟁만 난무한 채 똑바로 하고자 하는 강사들은 사라져 간다. 경험 많은 선배 강사들 또한 하나 둘 일선에서 물러난다. 빈곤의 악순환처럼 강습의 질도 그렇게 자본의 논리 앞에 무릎을 꿇는다. 그러니 애꿎은 다이버들만 탓할 게 아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선택의 권리와 그에 따른 책임의 의무는 다이버에게 있음을 기억하라.




'내가 메즈리츠의 늙은 랍비를 찾아갔던 이유는 그에게서 율법을 배우고자 함이 아니라 그가 신발 끈 매는 것을 보기 위해서였다.'​​


다이빙을 그저 즐기려거든 적당히 배워서 하면 된다. 그러나 모래 위에 쌓은 성은 머지않아 허물어질 것임을 우리는 안다. 그러니 너무 높이 쌓지는 말라. 혹여 조금 더 높이 쌓아보고 싶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 외람되지만 진정으로 할 말은 이뿐이다. 모래를 걷어내고 지반을 튼튼히 다지라. 오픈워터 매뉴얼을 정독하라. 장비를 가지런히 놓아두는 것부터 시작하라. 그리고 그대의 랍비를 찾아가 장비를 조립하는 것을 지켜보라.

















John. Young Joon Kim

PADI Course Director #471381

Zero Gravity - Scuba Diving Academy &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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