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다이빙 몇 명이 적당한가

최종 수정일: 6월 12일




여행 중에 그녀가 물었다. "강사님은 왜 참여인원을 더 늘리지 않으세요?"


​근무했던 다이브리조트에는 우리 한국 팀이 들어서기 전부터 유럽 팀과 일본 팀이 있었다. 그들이 다이빙하는 방식에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었다. 유럽에서 온 다이버들은 대개 장비 사용이 단출했다. 꼭 필요한 것들 외에는 달고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그들을 인솔하는 리더는 다수의 다이버들을 이끌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종종 진귀한 무언가를 찾아 보여주기도 하지만 대체로 멀리 보고 넓게 다녔다.



반면 일본에서 온 다이버들은 거의 대부분이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다. 정작 장비를 대여해서 쓰면서도 작은 똑딱이 하나 즘은 들고 있을 정도였다. 그들 그룹은 인원을 가능한 한 소수로 나누어 진행했다. 보통 리더 한 명에 다이버는 두엇 정도뿐이었다. 그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보다는 어느 한곳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었다. 머리를 서로 맞대고서 무언가를 한참 동안 관찰하거나 카메라에 담는데 열중하곤 했다.



다이빙을 즐기는 방식은 저마다 다양하다. 그것은 대개 다이빙하는 환경과 다이버의 관심사에 좌우된다. 예의 유럽팀 방식을 '다수 원거리' 방식이라, 일본팀 방식을 '소수 근거리' 방식이라 칭해 본다. 수온 높고 시야도 좋은 열대 바다 환경에서는 이 두 가지 방식 중 보통 전자의 방식을 선호한다고 볼 수 있다. 따뜻한 물에서 장비를 단출하게 착용하니 편하고, 시야도 좋으니 여럿이서 멀찍이 떨어져 다녀도 불안감은 덜하다. 고래상어나 만타가오리와 같은 거대한 생명체나 스쿨링 하는 물고기떼를 만나도 멀리서 다 같이 볼 수 있다.



한편, 한 그룹에 다이버들이 너무 많으면 겉으로 보기엔 같이 다니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각자 다니는 것이다. 시야 안에서 한 그룹을 형성하고 있을 뿐, 각자 보고 싶은 것 보고 각자 하고 싶은 것을 한다. 누군가 진귀한 무언가를 발견해도 모든 이들과 공유하기는 어렵다. 또한 팀원의 관심사가 각기 다르다면 인솔하는 리더의 진행 방식은 어중간해진다. 리더는 팀원 중에 가장 낮은 경험치의 다이버에 맞춰 진행할 수밖에 없고, 이는 함께 하는 팀원을 모두 만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음을 뜻한다. 결국 약속한 시간 동안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각자 보고픈 것 보다가 다이빙을 마치는 것이다. 유럽 팀이 바로 이런 방식의 다이빙이었다면 일본팀은 인원을 분산하여 집중하는 방식을 선호했다고 볼 수 있다.





다이빙을 즐길 때 인원에 제한을 두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 때문일 것이다. 이 또한 다이빙하는 환경과 관련이 깊다. 환경은 기본적으로 수온과 시야, 조류와 파고 등을 고려한다. 수온이 낮다면 체온 유지를 위해 슈트를 더 두껍게 입을 수밖에 없다. 두꺼워진 슈트는 부력을 증가시키고 이를 상쇄하기 위해 웨이트를 더 짊어져야만 한다. 무거워진 장비 착용은 그것을 지탱할 기력을 요하고 움직임을 둔하게 하며, 두꺼운 글러브와 후드는 감각마저 무디게 한다. 시야의 좋고 나쁨은 대개 버디를 잃어버리거나 팀 간에 분리되는 상황을 좌우한다. 조류와 파고 또한 수온에 따라 정해진 장비 착용과 결부하여 그 미치는 영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비록 동일한 수준의 환경이다 하더라도 무겁고 둔감해진 상황에서는 버디 팀과 도움을 주고받는데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수온 높고 시야도 좋은 열대 바다와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우리 바다를 비교했을 때, 혹은 울릉도나 제주도와 동해 지역을 비교했을 때 인원을 적절히 줄이고 제한하는 것은 일견 타당하다. 바다 환경이 차고 거칠수록 우선은 소수 근거리 방식을 기본으로 하여, 시야가 나쁘면 가까이서 작은 녀석들 보면 되고 시야 좋은 날은 멀리 보면 된다. 이처럼 소수 근거리 방식은 다수 원거리 방식을 포괄하면서도 환경의 영향에 제한을 덜 받는다.





그룹의 최대 인원을 정하는 요소는 안전과 재미 즉, 다이빙할 환경과 다이버들의 경험치 그리고 그들의 관심사에 달렸다. 리더가 아무리 날고 긴다 해도 그 한계는 있다. ​기실, 이것을 모르는 리더가 있을까마는 밥벌이와 결부된 이야기는 항상 민감하고 꺼려지게 마련이다. 재능 기부가 아닌 이윤 추구가 목적인 다음에야 이상과 현실의 기로에서 고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누구라도 이해할 것이다. 다만 주시해야 할 점은, 인원의 선택은 리더가 하겠지만 팔로워 또한 그 선택에 대해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이빙을 즐김에 있어서 재미와 안전 중에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면 의당 안전일 것이다. 강습을 마치고서 로그북에 강사의 서명을 할 때, 나는 '안전하고 즐거운 다이빙하세요'라는 인사말을 남기곤 했다. '즐겁고 안전한'이라고 말한 적은 기억에 없다. 언뜻 대수롭지 않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여긴다. 안전이 선행되지 않는 즐거운 다이빙이란 존재할 수 없다. 아마도 스쿠버다이빙이라는 물놀이를 함에 있어서 본질에 가장 부합하지 않을까 싶다. 무언가 내키지 않는다면 그리고 오래가고 싶다면 반 보 물러서는 게 현명하다.


그녀의 물음에 나는 답했다. "제가 능력이 안돼요"​

















John. Young Joon Kim

PADI Course Director #471381

Zero Gravity - Scuba Diving Academy &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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