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서 과정을 마치고 자격증을 받았다는 다이버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스쿠버다이빙은 궁극적으로 개방 수역(일반적으로 바다)에서 다이빙을 즐기고자 하는 것이다. 바다에서 다이빙을 하기 위해서는 그전에 수영장과 같은 안전하고 제한된 수역에서 연습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와 함께 일련의 이론 수업을 병행한다. 다시 말하자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론수업을 진행하고(지식개발 섹션), 수영장에서 연습을 한 다음(제한수역 섹션), 바다에 나가 배운 것들을 적용하는 것(개방수역 섹션)이 과정을 진행하는 일반적인 수순이다. 그런데, 수심이 깊은 수영장을 바다와 같은 개방 수역으로 치부해서 과정을 마친다는 것이다.
취향과 선택을 따지기에 앞서 그것이 교육기관에서 정한 기준에 적합한지를 살펴보자. PADI 강사 매뉴얼에는 개방 수역 다이브를 이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개방 수역이란 다이버들이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자연적 수역의 컨디션을 제공하는 곳으로, 수영장보다 훨씬 큰 수역을 말한다. 이 정의 내에서 개방 수역 다이브를 계획하고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지형들이 포함된다. 이에는 적절한 수심과 바닥, 지형의 구성, 수온 등, 자연적인 수역과 관련된 컨디션을 제공하는 특정 사이트들이다. (예를 들어 아주 큰 수족관이나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환경 등) 이러한 특성을 가진 사이트들은 다음의 PADI 개방 수역 다이브들을 지도하는 데 적절할 수 있다. '디스커버 스쿠버 다이브, 스쿠버 다이버 코스 다이브, 오픈워터 다이버 코스 다이브 1과 2, 오픈워터 다이버 자격을 사전 조건으로 하는 스페셜티 코스 다이브'
수심 깊은 수영장 시설을 규정에서 언급하고 있는 '특별한 지형'으로 간주한다 치더라도, 오픈워터 다이버 코스의 모든 개방 수역 섹션을 허용하지는 않고 있다. 살펴본 바와 같이 수영장에서 모든 과정을 마치는 것은 일단 PADI 규정에는 위반된다. 모든 단체의 규정을 살펴본 것은 아니나, PADI를 위시한 WRSTC(World Recreational Scuba Training Council)에서 인정하는 단체라면 그 기준 적용에 별반 차이는 없을 것이다. 내친김에 조금 더 들어가 보자. 그 자격이 수영장에서만 다이빙하라고 부여된 것이 아니라면 규정 운운할 것도 없이 상식적으로 보아도 의구심은 남는다.
수영장이 일정 수심을 충족하기만 한다면 '개방 수역으로 인정'이 되는 것인가? 그래서 오픈워터 다이버 코스 다이브 1과 2를 그곳에서 마치는 것을 '전면적으로 허용'하고 있는가? 실제로 단체의 관계자와 논의해 본 바에 의하면 여느 시설이 개방 수역으로서 '명확하게 가능하다'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시설에 따라 기준의 해석이 다소 모호하긴 하나, 불가능하다고 보기에도 애매한 점이 있으므로 강사의 재량에 맡기는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자격증을 발급해서 회사를 운영해 나가는 교육 단체의 입장에서는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다만 그것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강사에게 있다는 것을 그들은 확실히 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PADI 강사 매뉴얼의 '개방 수역 다이브'의 정의를 다시 한번 살펴보자. '개방 수역이란 다이버들이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자연적 수역의 컨디션을 제공하는 곳'이라고 되어 있다. 운전면허를 따는 이유는 위험 요소가 거의 없는 넓은 공터에서 운전하기 위함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따는 이유는 위험 요소가 거의 없는 수영장에서 다이빙하기 위함이 아니다. 수영장은 기준에서 말하는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자연적 수역의 컨디션'을 거의 제공하지 못한다. 수심이 깊은 수영장은 그저 수심에 대한 환경 그 한 가지만을 충족할 뿐이다.
다이빙을 안전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장비에 익숙해야 하고, 기술에 숙달돼야 하며,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수영장은 이 세 가지 요소 중 환경에 관한 부분은 거의 충족시키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자연적 수역의 컨디션이란, 담수와 해수의 부력 차이, 수온과 시야의 변화, 조류와 파고의 영향 등이 있다. 또한 수영장에서는 개방 수역의 목적 중 하나인 수중 생물 관찰을 할 수 없으며,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이나 경각심을 가질만한 외부의 잠재적인 위험성을 거의 제공하지 못한다. 수영장은 강습생이 앞으로 다이버가 되어 가게 될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자연적 수역의 컨디션'을 대부분 경험할 수 없다.
수영장 시설을 개방 수역의 대체용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정한 일정에 날씨가 좋지 않아 바다에서의 진행이 어렵다거나, 피치 못할 상황에 놓였다면 예외적으로 규정에 따라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강습생에게 결코 득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할 필요는 있다. 그저 자격증을 발급하고 얻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면 다이버의 입장에 서서 멀리 보고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 쉽게 얻은 것은 그만큼 위험을 수반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PADI 티칭 가이드에는 개방 수역 다이브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전하고 있다.
'개방 수역 다이브는 학생 다이버들에게 개방 수역 환경을 소개하고, 지식 개발 섹션과 제한 수역 다이브에서 배운 것들을 통합하여 적용하게 해준다. 학생 다이버들은 이미 제한 수역에서 스킬을 모두 연습했지만, 개방 수역이라는 새로운 변수와 상황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방 수역 다이브는 이 코스에서 가장 중요하고, 또 이 코스를 의미 있게 만들어준다. 이것은 다이빙이 제공하는 모험과 신나는 다이빙 세계에 대한 첫 소개가 될 것이다. 위험 평가를 주의 깊게 실시하고 학생들의 기술 수준에 적절한 결정을 내릴 뿐만 아니라, 그들이 다이빙을 더욱 사랑할 수 있도록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John. Young Joon Kim
PADI Course Director #471381
Zero Gravity - Scuba Diving Academy &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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