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cation 교육 / Experience 경험 / Equipment 장비 / Environment 환경
다이빙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네 개의 축이다. 물속 세상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일련의 교육을 받고 자격을 얻어야 한다. 그리고 장비가 필요하다. 다이빙을 계속 즐기려면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 이 네 개의 축은 서로 보완하며 긴밀하게 엮여 있다. 그래서 4E다.
다이빙과 연관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이 4E의 범주 안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다이빙을 가르치거나, 다이빙 여행을 기획하고 진행하거나, 장비를 제조하고, 유통하고, 판매하고, 수리하거나, 다이브 숍이나 리조트, 보트, 수영장, 여행사 등을 운영하거나, 관련 서적을 발행하고 수중 영상을 제작하거나, 교육 단체를 운영하거나, 해양 탐사나 조사, 연구, 구조 활동 등등.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일들이 이 4E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다이빙 산업의 주축을 이루는 부류는 단연 강사다. 다이빙 강사는 보편적으로 다이버를 육성하고 여행을 기획하며 장비를 판촉하고 해양 환경 보호에 앞장선다.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다이버뿐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몫이니 차치해 두고, 벌이를 위한 활동은 교육, 여행, 장비 이 세 파트로 볼 수 있다. 이 세 개의 파트는 앞서 언급했듯 무엇이 먼저랄 것 없이 서로 견고하게 맞물려 있다.
다이빙을 업으로 삼아 경제활동을 하는 대부분의 강사들은 이 세 파트를 적절히 융합하여 수익을 창출한다. 어떤 이들은 선택과 집중이란 기치하에 이 중 하나의 비중을 높여 열중하기도 한다. 가령 다이버 교육을 위주로 한다거나, 다이빙 여행을 우선으로 한다거나, 장비 판매를 주된 업무로 삼는 등이다. 주를 무엇에 두었든 환경 보전을 포함한 이 네 개의 파트는, 자동차를 지탱하는 네 개의 바퀴처럼 다이빙 산업을 온전히 떠받치며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다.
스쿠버다이빙 활동은 사람들이 즐기는 수많은 레저 스포츠들과 비교했을 때 특별한 점이 있다. 바로 자격증이 있어야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기실 다이버 자격증은 법적인 효력을 갖는 라이선스는 아니지만, 업계의 암묵적인 동조와 사람들의 인식으로 인해 그에 상응하는 취급을 받는다. 레저, 즉 놀이이면서도 교육을 받고 공부하여 자격을 얻어야 하고, 스포츠, 즉 게임이면서도 강사나 프로페셔널의 각별한 돌봄이 요구된다. 물속에서 행해지는 활동인 만큼 여느 레저 스포츠보다 높은 위험성을 수반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강사는 잠재적인 고객들에게 가벼운 동호회처럼 다가가 회사를 꾸리려 하고, 사람들은 회사를 꾸리는 전문가와 함께 동아리 모임처럼 다니려 한다. 개중에는 본업이 아닌 취미나 프리랜서 명목으로 동호회 활동을 하는 강사들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전문가란 단지 '프로페셔널' 직함을 가지고 있는 강사가 아닌, 다이빙을 업으로 삼아 합법적으로 회사를 꾸리는 '전업 강사'로 정의해 둔다. 괴리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거의 모든 화근은 금전적인 문제와 직결된다.
회사를 꾸려나가기 위해 정당하게 책정된 강습비는, 황당한 커리큘럼과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자격증 장사를 하는 부류들로 인해 고초를 겪는다. 합당한 대가를 받고 제대로 하고자 하는 강사들은 자유시장경제라는 미명하에 무엇이 옳은지 판별하기 어려운 고객들로부터 외면받기 십상이다.
여행을 기획하고 진행하며 사용된 비용과 인솔에 대한 수고료가 더해져야 마땅한 여행 경비를, 다 같이 놀았으니 강사를 포함해 모두 갹출해야 한다고 여기는 부류들이 있다. 회사를 운영해야 하는 사람의 입장으로서 그 기회비용은 차치하고라도, 프로페셔널의 법적인 돌봄의 의무와 책임까지 짊어진 강사는 허망하기 이를 데 없다.
장비에 대한 최신 정보에 전문가의 노하우까지 곁들여 소개해 주고 합당한 할인율로 제공해 줌에도, 최저가에 내놓지 않으면 사기꾼으로 몰리기 일쑤다.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로부터 공식 대리점으로 허가받기 위기 위해, 공간을 임대하고 관련 사업자 등록과 요구되는 각종 증빙 서류를 갖춘 합법적인 사업체로서 참담한 심정이다.
동상이몽 同牀異夢
동호회의 성격을 띠면서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회사의 입장과, 업체의 성격으로 시작했지만 동아리 모임을 추구하는 다이버들. 다이빙 강사는 그들의 지인이자 친구이자 동료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 가서 밥을 공짜로 달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친구가 하는 술집에 가서 술을 거저 달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동료의 가게에 가서 물건을 원가로 달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다이브 숍을 운영하는 강사도 그렇다. 이게 그들의 직업이지 않은가.
John. Young Joon Kim
PADI Course Director #471381
Zero Gravity - Scuba Diving Academy &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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