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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다이빙의 백미 아이스 다이빙 즐기기



2016년 1-2월 호 수중세계 기고


작년 이맘때 우리는 대만에서 온 다이버들을 공항 터미널에서 마중하였습니다. 우리와 함께 아이스 다이빙을 진행할 스티브와 크리스 그리고 에밀리 양이었는데요. 우리는 그날 바로 수영장으로 가서 드라이슈트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저녁에 펑펑 내리는 눈을 맞으며 강원도 홍천으로 향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이들의 첫 번째 드라이슈트 다이빙이자 아이스 다이빙 로그를 기록하게 됩니다. 당시 서른 중반이었던 에밀리 양은 홍천으로 가던 그날 저녁에 생전 처음으로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것을 보았다고 하네요. ㅎ




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그리 어렵지 않게 아이스 다이빙을 즐겨왔습니다. 때가 되면 알아서 바뀌는 날씨와 그리 멀지 않은 장소 등, 진행을 위한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의 이것에 견주어 보자면 연중 내내 더운 나라에서 온 이 세 명의 다이버들은 참으로 대단한 탐험가라는 생각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대만의 다이버들은 여름철 남쪽 지역의 아열대 바다부터 겨울철의 아이스 다이빙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우리나라의 환경이 부럽다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요. 그러고 보니, 우리는 이미 가지고 있고 또한 쉽게 접할 수 있었기에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 채 즐겨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겨울 다이빙의 백미 아이스 다이빙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중 1월에서 2월 사이 약 한 달여 정도가 아이스 다이빙이 가능한데요. 안전상 사람들이 얼음 위에 올라가서 걸어 다녀도 깨지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두께로 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얼음 두께가 보통 20센티 이상이면 빙판 위에 차가 올라가도 문제없을 정도로 단단합니다.





아직까지 아이스 다이빙을 경험해 보지 않은 분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너무 춥지 않겠느냐는 것인데요. 그도 그럴 것이 한겨울 엄동설한의 기온을 생각해 보면 물속 또한 그만큼 춥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작년 일본 홋카이도 유빙 다이빙 때의 바닷물 수온은 영하 1도 이하를 나타내긴 했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의 민물 아이스 다이빙 때의 수온은 보통 영상 1~2도 정도입니다. 바닷물과는 달리 민물이 0도 이하로 내려가면 물이 모두 얼어버릴 것이기 때문에 영하의 수온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이것을 바꿔 말하면, 기온은 영하로 내려갈 수 있어도 수온은 영하가 될 수 없으므로 오히려 얼음 물속이 더 따뜻하다는 것이겠죠.? 그렇다 하더라도 아이스 다이빙은 춥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영하에 가까운 물은 틀림없이 추울 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아이스 다이빙을 즐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곰곰 생각해 봅니다. 인류가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최저의 수온이라는 짜릿함과, 얼음이라는 물질이 수면 위를 덮고 있는 오버헤드 환경이 주는 긴장감, 그리고 이 얼음 속 세상에서 바라보는 고요한 침묵의 세계, 빙판 위 설원에서 맛보는 바비큐와 어묵탕 등등. ㅎ





아이스 다이빙을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기술과 장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그 첫 번째 단계로는 드라이슈트 사용법을 익히는 것인데요. 빙점에 가까운 수온에서 신체가 물에 젖는 웻슈트를 사용한다면, 체온 손실이 매우 급격하여 오래 머물지는 못할 것입니다. 또한 다이빙을 마치고 수면 위로 올라와 영하의 기온에 장시간 노출되게 되면 체온을 급격히 빼앗겨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스 다이빙을 즐기기 위해서는 신체가 물에 젖지 않는 드라이슈트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첫 번째 단계입니다.





드라이슈트 사용법을 익혔다면 그다음 순서는 영하의 온도에서 체온을 충분히 유지해 줄 수 있는 두꺼운 장비들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예로,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목을 감싸는 웜넥(warm neck) 후드나 이너(inner) 글러브를 낀 드라이 글러브 혹은 3지 미튼(mittens) 글러브 그리고 드라이슈트 안에 입을 두꺼운 내의 등입니다. 이와 같은 체온 유지 장비들이 점점 두꺼워지고 많아질수록 스트레스도 그만큼 늘어날 수 있는데요. 이 장비들이 익숙해질 수 있도록 정기적인 연습과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아이스 다이빙은 천장이 막혀있는 오버헤드 환경으로서 보통 수면과 연결된 안전 라인을 사용합니다. 때문에 다이빙을 하는 동안 안전줄이 풀리거나 놓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버디와 함께이므로 서로 라인이 얽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수면 팀과 연결된 라인의 장력을 적절히 유지하여 사전에 약속된 줄 당김 신호를 주고받아야 합니다.




민물 아이스 다이빙 환경은 물이 거의 흐르지 않고 고요합니다. 보통 바닥에 고운 부유물이 그대로 가라앉아 있는데요. 바닥에 핀킥을 살짝만 하더라도 쉽게 부유물이 일어나 시야를 흐리고 잘 가라앉지도 않게 됩니다. 그러므로 하강을 시작하면 바닥에 아무것도 닿지 않도록 중성부력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동할 때에는 장비 등이 끌리지 않도록 잘 간수하고 수평 트림 자세와 함께 효율적인 핀킥을 사용합니다.




다이빙의 시작이나 진행 중에 종종 호흡기가 얼어서 프리플로우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낮은 온도에서 호흡기가 결빙되어 기체가 터져 나오는 현상인데요. 특히 기온이 영하일 때 물에 젖은 호흡기를 수면 위에서 호흡하게 되면 결빙이 더 쉽게 되므로 물속에서 호흡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프리플로우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호흡을 되도록 천천히 하는 것입니다. 천천히 느리게 하는 호흡은 호흡기 내의 기체의 흐름을 느리게 함으로서 결빙으로 인한 프리플로우 발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다이빙 중 프리플로우 현상이 시작되어 점점 심해진다면 더 이상 멀리 가지 말고 출구 쪽으로 천천히 되돌아 나옵니다. 만약 강하게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면 프리플로우 호흡하기 법을 이용하여 곧바로 출구로 되돌아 나와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이빙 전에 전문가에게 맡겨 아이스 다이빙에 적합하게끔 오버홀을 받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부득이 호흡기가 결빙되었을 때 녹일 수 있는 뜨거운 물과 여분의 호흡기를 준비하도록 합니다.





수중이나 수면 위에서 물에 젖은 BCD 인플레이트 버튼을 눌렀을 때 버튼이 눌린 채로 붙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또한 호흡기 결빙으로 인한 프리플로우와 동일한 현상입니다. 버튼이 눌린 채로 얼어붙어서 BCD에 기체가 빵빵하게 들어가면 급격한 양성 부력으로 얼음 천장에 붙어버리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다이빙 중에는 BCD 인플레이트 버튼은 되도록이면 사용하지 말고 드라이슈트 기체 주입을 이용하여 중성부력을 유지하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 이런 상황에 놓였다면 수면 지원팀과 연결된 라인을 잡고 출구로 나오면 됩니다.




아이스 다이빙은 여러 다이빙 활동들과 견주어 볼 때 매우 특별하고 흥미로운 활동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위에서 간략히 언급한 몇몇 특별한 상황에 따른 유의할 점들을 잘 숙지하고 익힌다면 누구라도 큰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적으로 오랫동안 드라이슈트 다이빙과 아이스 다이빙을 진행해 온 경험 많은 팀과 함께 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우리는 올해에도 크리스와 스티브, 그리고 에밀리가 데리고 올 그들의 친구들과 함께 얼음 왕국으로 향합니다. 이 특별한 여행 함께하시죠~


















글, 사진 - 김영준 

- PADI 코스디렉터

- 아이스다이버 강사 트레이너

- 포스엘리먼트 유빙다이빙 탐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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