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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을 잘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인가




봄, 가을 결혼 시즌엔 참 많은 신혼부부를 만났다. 가이드는 그 사람들이 물을 좋아하건 무서워하건 상관없이 거의 모든 이들에게 체험다이빙을 판매한 듯했다. 여름과 겨울에는 또 참 많은 강습생들이 왔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나는 모든 강사들과 스탭들을 불러 모아놓고 몇 가지 제안을 했다. 앞으로 두 달 동안은 아프지 말아 주세요. 돌이켜 보면 참 매정한 말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거짓말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강습생들에게 좋은 것은 좋다고, 나쁜 것은 나쁘다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그렇게 하자고 했다.


스쿠버다이빙 강습이 시간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닌, 실행에 기반을 둔다고는 하지만 방문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은 그렇게 여유롭지 않았다. 체험다이빙을 진행할 때는 주어진 시간 안에 기본 기술을 알려주고, 연습하게 하고, 물속 세상을 보여줘야 했다. 시간을 조금이라도 맞추지 못하게 되면 다음 팀을 진행할 수가 없다. 자격증 코스를 받으러 온 사람들에게도 여러 날 동안 빡빡하게 짜인 강습 스케줄을 별 탈 없이 완성해 나가야만 했다. 그렇게 십여 년이었다.



처음엔 많은 고심을 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그 주어진 여유롭지 않은 시간 안에 규정에서 정한 것들을 정확히 전달하고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을까... 이런 고심은 아주 좋은 것이지만 이내 마음을 살짝 틀기라도 하면 타협은 아주 쉽고 또 가까이에 있다. 한 번 그 유혹을 받아들여 하나의 쉬운 방법을 사용하게 되면 다시 원래의 방식으로 되돌리기란 쉽지 않다. 바로, 타성에 젖는 것이다.



경험이 쌓이고 쌓여 무언가 손바닥 안이라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 이것이 지속되면 매너리즘에 빠진다. 틀에 박힌 일정한 방식이나 태도를 취함으로써 신선미와 독창성을 잃는 것. 그것을 느끼게 해 준 매 순간이 고맙다. 처음 먹은 마음이 뜻을 이룬다고 했던가. 다시 처음으로, 기본으로 돌아가고자 부단히 노력해야만 했다. 내가 아는 것이, 내가 하는 것이 결코 정답일 수만은 없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아는 자는 말이 없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경계할 일이다.





스쿠버다이빙 강습은 교육업과 서비스업이 합쳐진 산업이다. 강사에게서 강습이라고 하는 용역을 제공받으면서도, 교육에 임하여 그 과정에 통과를 해야만 자격증이라고 하는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이 교육업과 서비스업은 양날의 칼로서 시소와 같이 그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만약 어느 한 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면 강사는 더 이상 강습을 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교육업 쪽에 비중을 두고 서비스업 쪽을 등한시한다면 고객을 통한 이윤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반대로 서비스업에 비중을 높이고 교육업을 등한시한다면 그저 다이빙 자격증을 파는 장사치가 될 수도 있다. 50 대 50이 가장 이상적일지도 모르지만 물속에서 그때그때 부력을 조절하듯 이 또한 어려운 문제다. 그리고 이것은 정답이 없다. 단지 1%를 어느 쪽에 놓을지는 강사 스스로 판단하고 행할 일이다. 모든 것은 한 끗 차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대부분의 스쿠버다이빙 강사는 처음 다이빙을 접하고서 다이빙의 매력에 푹 빠졌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공부와 경험과 비용과 시험을 거쳐 강사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자아실현을 한다. 어느 날 강습을 할 기회가 주어졌을 테고 이 좋은 것을 생계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하고픈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고뇌는 바로 이 시점에서 발생한다.



강사로서 강습을 취미의 목적으로 갖는 것은 자아실현을 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이것이 생계유지의 수단이 되는 순간 독과점이 아닌 이상 시장의 무한 경쟁에 들어설 수밖에 없다. 바로 이때 커다란 기로에 놓인다. 교육과 서비스, 자아실현과 생계유지, 그리고 1 퍼센트... 자, 어디에 놓을 것인가.




















- PADI Course Director

- PADI Specialty Instructor Trainer

- EFR Instructor Trainer

- 1400+ PADI Certifications Issued since 2002

- 4500+ Dive Log since 2001

- 2018  서울 제로그래비티

- 2013  서울 엔비다이버스

- 2013  코타키나발루 CDTC 졸업

- 2010  태국 꼬따오 아시아다이버스

- 2008  태국 꼬따오 플래닛스쿠바

- 2004  태국 꼬따오 코랄그랜드

- 2003  호주 케언즈 3D어드벤쳐스

- 2002  태국 푸켓 다이브아시아

- 2002  PADI 인스트럭터 #471381

- 2001  PADI 다이브마스터

- 2001  PADI 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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