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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DI 오픈워터 다이버 코스 분석

최종 수정일: 7일 전



생소한 내용을 담은 250쪽 분량의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적절히 이해하려면 보통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PADI 오픈워터 다이버 매뉴얼 이야기다. 이 책은 스쿠버다이빙 교육단체 중 하나인 PADI에서 발행하는 다이버 입문과정 교재다. PADI 오픈워터 다이버 코스는 전 세계의 모든 스쿠버다이빙 코스를 통틀어 가장 많은 자격증이 발급되고 있는 과정으로, 이를 기준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스쿠버다이빙은 가장 모험적인 물놀이 중 하나일 것이다. 요즘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레저 스포츠로 발전했다. 이 활동을 즐기기 위한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몸으로 실기를 익히는 것 외에도 일련의 이론을 공부하고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책 보기와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다이빙을 즐기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교육과정의 학습 시간을 쉽게 측정해 보기 위해 그 기준을 ‘명석한 강습생’으로 가정하여 적용해 보기로 하겠다.




두 명의 명석한 강습생들은 250쪽 분량의 오픈워터 다이버 매뉴얼을 다 읽고서, 다섯 개의 단원 끝에 있는 지식 복습 총 95문항에 답을 달아야 한다. 집중해서 아무리 빨리 진행한다 해도 최소 서너 시간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후 강사와 이 95문항의 지식 복습 정답을 맞춰보고, 틀린 문항에 대한 리뷰와 함께 중요 정보를 추가해 전달해야 한다. 이 시간도 최소로 잡아 두어 시간은 필요할 것다.



이후 열 문항씩 네 단원, 총 40 문항의 퀴즈를 모두 풀고 강사와 함께 정답을 맞춰본 후 틀린 문항에 리뷰를 받아야 한다. 이 시간도 대략 한 시간으로 하자. 이후 총 50 문항의 최종시험을 보고 이 또한 강사와 함께 정답을 맞춰본 후 틀린 문항에 대해 리뷰를 받아야 한다. 이 시간도 대략 한 시간으로 하자. 만약 RDP(잠수 계획표) 사용법을 배워야 한다면 이 또한 한두 시간 정도는 필요하겠으나, 다이빙에 다이브 컴퓨터 사용 옵션을 적용하여 생략한다고 치자.





그리고 매뉴얼을 보는 것과 함께 필수로 시청해야 하는 PADI 오픈워터 다이버 비디오는, 모든 섹션을 쉬지 않고 연속 플레이를 했을 때 꼬박 3시간 30분이 필요하다. 영화 두 편 분량의 교육 영상을 쉬지 않고 연이어 보기는 어려울 테니, 중간중간 차라도 한잔하며 네 시간으로 치자.

이것이 PADI 오픈워터 다이버 코스를 이루는 총 열넷 섹션의 커리큘럼 중, 지식개발 파트 다섯 섹션이다. 최소로 잡은 총 소요 시간은 쉬지 않고 꼬박 열두 시간이다.



열두 시간 동안 쉬지 않고 계속 진행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간간이 짧은 휴식을 취하고, 한 끼 식사를 한 시간씩 두 번 갖는다면 총 열네 시간이 필요하다. 아침 여덟 시부터 강습을 시작한다면 꼬박 밤 열 시까지 진행해야 한다. 다시 언급하자면 이 강습 시간은 책 보기를 좋아하고 이해도가 빠른 명석한 강습생 기준이다.




다음으로 제한수역 섹션을 살펴보자.

제한수역 섹션도 크게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의 스쿠버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데 대한 총 68개의 실행 달성 조건을 완료해야 한다. 기술의 완성은 PADI의 강습 기준과 절차에 입각하여 '학습의 숙달'과 '실행 달성 조건' 등으로 정의한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 기술을 시행함에 있어서 버벅대지 않고 익숙하게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각 섹션들은 여러 가지 스쿠버 기술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1장의 간단한 기술부터 시작하여 다음 섹션으로 진행될 때마다 난이도가 조금씩 높아지는 기술들로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예외적인 몇몇을 제외하고는 앞선 섹션의 기술 실행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다음 섹션으로 넘어갈 수 없다. 이는 PADI 규정이다.




또한 어떤 기술은 학습의 숙달과 실행 달성 조건의 부합은 물론, 장비 조립과 분리와 같이 여러 번 반복해서 시행해야 하는 기술도 있다. 그리고 '워터 스킬 평가'라고 하는 수영 테스트도 있다. '200미터 수영 혹은 300미터 스노클링 수영'과, '깊은 수심에서 부양 기구 없이 10분간 떠있기' 이 두 가지를 완성해야 한다. 그리고 프리다이빙 기술도 가르쳐 줘야 한다.



자 그렇다면 다시 살펴보자.

명석한 두뇌에 운동신경이 좋으며 수영을 잘하고 물의 친숙도가 높은 두 명의 강습생을 진행한다고 할 때, 대략 어느 정도의 제한수역 강습 시간이 필요할까?





참고로 제한수역 다이브 4장에 있는 한 기술의 실행 달성 조건은 이와 같다. '버디와 함께 설 수 없는 깊은 수심의 수중으로 하강 5단계 법을 이용하여 하강하고, 부력조절을 사용하여 바닥에 접촉하지 않으면서 하강을 멈추기' 이 기술은 그 강습생이 압력 평형과 하강을 자유롭게 하면서 중성부력과 유선형 자세를 잘 이해하고, 부력조절 기구를 익숙하게 조작할 수 있어만 실행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그리고 제한수역 다이브 5장에 있는 '미니 다이브'는 강습생으로 하여금 '다이브 계획 슬레이트'와 '기술 연습 슬레이트'를 직접 가지고서 다이빙을 스스로 계획하고 진행하며 기술들을 연습하게끔 하고 있다.



아마도 강사가 아닌 일반 다이버들은 이 제한수역 섹션의 진행과 적정 소요 시간에 대해 그리 감이 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업으로 강습에 종사하고 있는 PADI 강사가 이 글을 보고 있다면, 그리고 그 강사가 PADI 강사 매뉴얼의 강습 규정을 보고, 학습의 숙달이 무엇이고, 실행 달성 조건이 무엇인지 아는 강사라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지를 대략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날까지 강습을 진행해 온 나의 경험으로 보자면 이 모든 것들을 진행하고 완성하려면 반나절 서너 시간의 수영장 연습으로는 어림도 없다. 아마 두 번도 버거울 것이다. 강사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강습생을 날게 하려면 아니, 걷게라도 하려면 적정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명석한 두뇌에 운동신경이 좋으며 수영을 잘하고 물의 친숙도가 높은 강습생들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하루 종일 여덟 시간을 진행해서 이 제한수역 섹션을 모두 적절히 완성했다고 치자.




다음, 개방수역 섹션으로 넘어가 보자.

총 4회의 개방수역 다이빙을 완성해야 한다. 각 다이브에는 제한수역과 같이 각각의 기술 실행이 있고 그에 대한 '실행 달성 조건'을 충족해야만 그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 PADI 규정에는 교육목적 다이빙은 하루에 최대 3회까지만 허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강습생이 아무리 뛰어나게 잘한다고 해도 개방수역 섹션의 소요시간은 최소한 이틀이 필요하다. 바다가 가까운 어느 지역은 2회의 다이빙을 반나절씩 이틀에 나눠서 진행할 수도 있겠다.




자 그렇다면 위에 내용들을 모두 묶어 총정리를 해 보도록 하자.

명석한 두뇌에 운동신경이 좋으며 수영을 잘하고 물의 친숙도가 높은 두 명의 강습생은, 강사와 함께 최소한으로 하는 아래와 같은 스케줄을 가질 수 있겠다. 그리고 이에는 단서가 있다. 교실수업과 수영장 연습과 해양실습이 바로 한 장소 혹은 근거리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열대 바다와 같은 간소한 장비 착용을 요하며 2회의 다이빙을 반나절에 실행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가정 하에서다.



1일 : 09:00 ~ 18:00 - 매뉴얼 읽고 지식복습 완성하기와 비디오 보기 (총 8시간 자율학습)

2일 : 09:00 ~ 12:00 - 지식개발 섹션 (총 3시간) / 14:00 ~ 18:00 - 제한수역 섹션 (총 4시간)

3일 : 09:00 ~ 12:00 - 지식개발 섹션 (총 3시간) / 14:00 ~ 18:00 - 개방수역 2회 다이브 (총 4시간)

4일 : 08:00 ~ 12:00 - 제한수역 섹션 (총 4시간) / 14:00 ~ 18:00 - 개방수역 2회 다이브 (총 4시간)




과정에는 제한수역과 개방수역 진행 이후 디브리핑과 적절한 장비관리, 로그북 작성 등의 세세한 부분들도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참으로 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세세한 부분들은 차치하고라도, 본 과정을 온전히 완성하기 위해서는 오전과 오후 꽉 찬 4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최소의 인원으로, 최상의 컨디션에서, 최단의 시간이다. 또한 우리 바다와 같은 찬물에서 진행할 경우 더 두꺼워진 슈트와 후드, 글러브도 필요하며 그만큼 지녀야 할 무게도 늘어난다. 이 말은 장비에 익숙해지기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뜻이고, 강습 시간도 따라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군가에게 내가 아는 무언가를 정확히 가르쳐 준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스쿠버다이빙과 같은 잠재적인 위험성을 지닌 활동은 더욱 그럴 것이다. PADI 티칭 가이드에는 오픈워터 다이버 코스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학생 다이버들에게 감독 없이 독립적으로 버디와 함께 다이빙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가르친다' 





강사는 규정에 입각하여 강습생에게 해당 지식과 기술을 전달해야 하고, 학습의 숙달이 이루어졌음을 확인한 후 점점 깊은 수중으로 안내한다. 해 본 사람을 더 잘하도록 하는 것은 수월하지만 안 해본 사람을 그저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초급 과정일수록 강사는 시간을 더 할애하여 신경을 곤두세우고 예의 주시하며 진행해야 한다.



강사가 규정을 정확하게 지켜가며 꼼꼼하게 잘 가르친다고 해서 그 강습생이 꼭 잘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강습을 마친 후에도 제대로 배웠던 강습생이 그렇지 못 한 강습생보다 다이빙을 더 좋아하고 꾸준히 해 나갈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강습을 제대로 정확히 진행하는 것이 강사의 의무라면, 그 강습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오롯이 강습생의 권리이자 선택이다. 강사는 그저 제 할 일을 하면 된다.



끝으로 PADI 강사 매뉴얼과 티칭 가이드의 첫 문장은 아래의 동일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스쿠버다이빙은 위험에서 완전하게 벗어날 수 없다'














- PADI Course Director

- PADI Specialty Instructor Trainer

- EFR Instructor Trainer

- 1400+ PADI Certifications Issued since 2002

- 4500+ Dive Log since 2001

- 2018  서울 제로그래비티

- 2013  서울 엔비다이버스

- 2013  코타키나발루 CDTC 졸업 

- 2010  태국 꼬따오 아시아다이버스

- 2008  태국 꼬따오 플래닛스쿠바

- 2004  태국 꼬따오 코랄그랜드

- 2003  호주 케언즈 3D어드벤쳐스 

- 2002  태국 푸켓 다이브아시아

- 2002  PADI 인스트럭터 #471381

- 2001  PADI 다이브마스터

- 2001  PADI 다이버



1 comentario


김영준
김영준
02 abr 2021

PADI 오픈워터 다이버 코스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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