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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항법에 대하여




다이빙 포인트에 도착한 보트는 부이를 잡아 묶고 정박한다. 보트는 이곳에서 한 시간 남짓 머물 예정이다. 다이버들은 보통 부이 라인을 다이빙의 시작과 끝 지점으로 이용한다. 보트에서 멀리 떨어져 출수해도 비상상황이 아닌 이상 배는 움직이지 않는다. 수면 수영을 오래 하지 않으려면 보트가 매어 있는 부이 가까이에서 출수해야 한다. 수중에서 부이 라인을 찾아오는 것은 시야가 맑은 날에는 그나마 수월하다. 문제는 시야가 좋지 않은 날에도, 야간 다이빙 때도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곳 대부분의 포인트들은 월다이빙(wall diving) 지형처럼 단순하지 않고 넓게 형성되어 있다. 다이빙을 마치면 보트가 데리러 오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는 리더들은 이곳의 방식을 탐탁해하지 않는다. 약속된 시간에 맞춰 보트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다이빙을 진행하는 내내 위치에 온 신경을 써야 한다. 이곳에서 기천 번의 다이빙을 하다 보니 작은 암초만 봐도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나침반 없이 물에 들어가는 경우는 없다. 시야가 탁하거나 야간에는 지형지물로만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때 나침반이 없다면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





다이버 과정은 단계적인 아마추어 과정을 거쳐 프로페셔널 과정으로 이어진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다루는 이론과 기술도 따라 확장된다. 앞서 배운 내용에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는 방식이다. 나침반 사용법 또한 그렇다. 입문과정인 오픈워터 다이버 코스에서는 수중 항법의 기초인 나침반을 사용한 직선 항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다음 어드밴스드 다이버 과정에서는 직선 항법에서 확장된 사각 패턴 항법을 소개한다. 레스큐 다이버 과정에서는 여러 패턴의 항법을 응용한 수색법을 소개하고 있다. 프로페셔널 입문 단계인 다이브 마스터 코스에서는 앞서 익힌 기술들을 기반으로 지형지물과 수중환경까지 활용하여 실행하는 항목들이 있다. '수중 지도 그리기'나 '인증된 다이버 리딩' 세션 등이 이에 해당한다.



나침반을 다이빙에 사용하는 이유는 수중에서 정확한 방향을 찾기 위함이다. ​멀리 가거나 시야가 좋지 않은 상황일수록 그 존재의 힘을 발휘한다. 오늘날 스쿠버다이빙에 사용되는 나침반은 종류도 많고 사용법도 다양하다. 방위각이 반대로 표기되어 있는 제품도 있고, 소형 나침반이나 전자 나침반과 같이 회전 베젤과 인덱스 마크가 없는 것도 있다. ​움직이는 물속에서 나침반을 손쉽게 사용하려면 그 조작이 가능한 한 단순하고 신속해야 한다. 까다로운 사용법은 착오를 일으킬 확률을 높이고 그만큼 오차를 키울 수밖에 없다.




기초적이면서 일반적인 나침반 사용법은 자북침과 러버 라인, 회전 베젤과 인덱스 마크 이 네 가지 요소를 모두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으로 직선 왕복 항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와 같다.

1. 나침반을 수평으로 유지하여 자북침이 북쪽을 가리키게 한다.

2. 가고자 하는 방향을 러버 라인과 일치시킨다.

3. 회전 베젤을 돌려 인덱스 마크를 자북침에 맞춘다.

4. 맞춰놓은 자북침과 인덱스 마크가 틀어지지 않도록 유지한 채 러버 라인을 따라 진행한다.

5. 제자리로 돌아올 때는 인덱스 마크를 반대편으로 돌려 맞춘 후 앞의 동일한 방식으로 하여 돌아온다.



이 고전적인 방식은 나침반 사용의 기초와 달려있는 모든 부속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럼 이 방식으로 사각 패턴 항법을 진행한다면 어떨까? 위에 5번의 순서를 돌아오는 방향인 180도가 아닌 직각으로 꺾어지는 90도로 설정하고, 1번부터 5번까지의 순서를 네 번 반복해야 한다. 수중에서 숫자 더하기 빼기를 하며 베젤을 이리저리 돌리는 와중에도 물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상기해 보자. 동일한 방식으로 U자 패턴 수색법을 실행한다면 어떨까? 오차는 차치하고라도 과연 수색이 가능하긴 할까.





​나침반 사용의 기초를 다지기 위한 이 고전적인 방법과 함께 알려주는 또 하나의 방식이 있다. 이 방식은 회전 베젤을 돌리거나 인덱스 마크를 세팅할 필요가 없다. 나머지 요소만으로도 명확하고 직관적인 판단이 가능한데 굳이 번잡한 방식으로 둘러 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실제로 수중 항법에 익숙한 리더들은 실전에서 저 두 부속을 사용하지 않는다. 사용하는 부속이 적을수록 조작은 간편하고 판단은 신속하며 실수와 오차도 그만큼 줄어든다.



간단한 패턴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서 U자 패턴과 같은 복잡해진 항법을 실행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앞서 배운 것을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다음 기술을 전수해야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전 단계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 한 채 다음 단계로 넘어온 탓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강사들은 간단한 방식으로 진행하고 만다. 비록 규정에 위배되지는 않을지언정 양질의 교육은 기대할 수 없다. 배우는 기술들은 레벨에 맞게 상향 조정돼야 한다. 중간에서 단추를 제대로 끼워 넣지 않으면 그다음 단계에서 꼬인다.





프로페셔널 과정에서는 아마추어 과정에서 배운 것을 기초로 보다 심도 있는 방식을 다룬다. 그것은 킥 수를 헤아리거나 분침을 보는 정도를 넘어선다. 또한 삼각이나 사각, U자 등의 정형화된 패턴 방식을 복합적으로 응용해야 한다. 출발 지점으로 정확히 되돌아오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나침반 사용법과 함께 지형지물을 면밀히 살펴 기억해 둬야 한다. 여기에 더하여 출발과 도착지점의 수심, 조류의 방향과 세기, 그리고 부이 라인의 기울기까지도 계산에 넣는다.



기술에 기술을 보태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할수록 실행은 더욱 날카로워진다. 수중 항법이 정교해질수록 더 멀리 탐험할 수 있고 보다 가까이 돌아올 수 있다.
















- PADI Course Director

- PADI Specialty Instructor Trainer

- EFR Instructor Trainer

- 1400+ PADI Certifications Issued since 2002

- 4500+ Dive Log since 2001


- 2018 서울 제로그래비티

- 2013 서울 엔비다이버스

- 2013 코타키나발루 CDTC 졸업

- 2010 태국 꼬따오 아시아다이버스

- 2008 태국 꼬따오 플래닛스쿠바

- 2004 태국 꼬따오 코랄그랜드

- 2003 호주 케언즈 3D어드벤쳐스

- 2002 태국 푸켓 다이브아시아

- 2002 PADI 인스트럭터 #471381

- 2001 PADI 다이브마스터

- 2001 PADI 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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