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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관리하기




"그렇게 하면 백오십 년은 쓰겠는데요? 대충 하면 백 년밖에 못 쓰는데..."


장비를 하루 종일 씻고 있는 다이버에게 던지는 우스갯소리다. 꼼꼼히 관리할수록 더 오래 쓸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과하다는 말을 에둘러서 하고 싶었을 게다. 두어 번 헹구면 충분할진대 다시 새것이라도 될 듯 아까운 물만 흘려보내고 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정작 세심히 살펴야 할 부분은 소홀히 한 채 그럴 필요 없는 것에 열성을 다하는 것이다. 장비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알면 노력과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물 절약은 덤이다.



호흡기 관리하기​

스쿠버 호흡기는 압축 기체 실린더의 고압을 적절한 압력으로 조절해 주는 장비다. 이 장치의 내부는 작고 민감한 부품들과 여러 개의 오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부의 강한 충격으로 인한 고장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문제는 사용 빈도와 다루는 방식에 따른 성능 저하다. 얼마나 어떻게 사용했느냐에 따라 내부 부속이 마모되어 토출 압력이 일정치 않게 되는 것이다. 말썽을 일으킬 수 있는 또 다른 원인은 1단계 안으로 수분이나 여타 불순물이 유입되는 경우다.





호흡기 관리의 기본은 크게 두 가지다. 내부 부속들이 압력으로부터 최대한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과, 수분이나 불순물로부터 1단계를 보호하는 것이다. 1단계를 보호하는 방법은 실린더에 호흡기를 결합하기 전 실린더 밸브를 살짝 열어줌으로써 호흡기 안으로 수분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사용 전후와 세척할 때 방수가 잘 되는 1단계 마개를 사용하여 보호할 수 있다. 압력으로부터의 보호는 호흡기를 연결하고 실린더 밸브를 열 때 2단계 퍼지 버튼을 눌러줌으로써 호흡기 내부로 유입되는 압력을 낮춰 민감한 부속의 마모도를 줄일 수 있다.



호흡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스쿠버 장비는 영구적이지 않으며 때가 되면 소모품을 교체하거나 수리받아야 한다. 하지만 비용과 결부된 만큼 관리를 잘 한다면 그 시기를 늦출 수는 있다. 호흡기에서 버블이 센다거나 소음이 나는 등의 ​이상은 바로 확인할 수 있지만, 내부의 이상 유무나 수리 시기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장비 업체의 제안처럼 사용 횟수나 기간 등으로 가늠할 수도 있지만 더 확실한 방법이 있다. 물속에서 호흡할 때 기체 토출량이 압력에 상관없이 일정하게 나오는지를 확인해 보라. 수영장과 같은 낮은 수심에서가 아닌 이삼십여 미터 정도의 높은 압력에서 호흡해 보는 것이 정확하다. 낮은 수심에서와 달리 깊은 수심에서 호흡이 불편할 정도로 뻑뻑하다면 수리받을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비시디 관리하기

비시디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블래더에 구멍이 나지 않도록 하는 것과 기체 주입, 배기 버튼이 원활히 작동하게끔 유지하는 것이다. 스쿠버용 블래더는 물놀이용 튜브보다 훨씬 견고하게 만들어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구멍 나지 않을 정도는 아니다. 사용 시에는 물론, 짐을 꾸리거나 운반할 때도 날카로운 물체를 조심하라. 특히 플레이트 형태라면 떨어뜨려 플레이트의 모서리에 블래더가 찍히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세척할 때는 무엇보다도 주름관에 달린 기체 주입, 배기 버튼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버튼의 틈과 내부 부속에 염분이 쌓여 작동이 둔감해지고 오링이 마모된다. 석회질이 없는 깨끗한 민물에 담가두었다가 마지막에 흐르는 물로 버튼을 누르면서 세척해 주는 것이 좋다. 만약 버블이 세거나 부풀려 놓은 블래더가 쪼그라들었다면 오링 부분에 실리콘그리스와 같은 윤활유를 보충하거나 마모된 오링을 교체한다. 수리점에 맡겨야 할 만큼 심하게 손상된 게 아니라면 웬만한 것은 스스로 점검하고 간단한 수리도 가능하다.





슈트 관리하기

다이빙을 바다에서 주로 하는 다이버보다 수영장 사용이 많은 다이버의 슈트가 더 빨리 낡는다. 수영장 물 소독제의 주 성분은 화학물질인 염소(chlorine)다. 염소는 산화력이 높아 표백제나 소독제로 개발되어 사용된다. 물론 인체에 무해하도록 그 농도를 맞춰 사용하지만 비록 소량일지라도 노출 빈도가 많으면 슈트의 원단을 더 빨리 해지게 한다. 수영장에서 사용 후에도 민물로 세척해 주면 슈트를 더 오래 입을 수 있다. 드라이슈트는 웻슈트에 비해 관리가 더 까다롭다. 움직이는 신체를 덮고 있는 옷을 수중에서 완벽히 방수되게끔 해야 하는 장비인 만큼 결코 호락호락한 장비가 아니다. 관련 내용을 기술하자면 글을 따로 써야 할 정도로 많으니 다음을 기약해 둔다.



전자 기기들 관리하기

카메라나 컴퓨터, 라이트와 같은 전자 기기들은 당연히 내부가 침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방수를 위해 사용되는 오링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기에 달린 버튼들 또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외부와 내부를 잇는 이 작은 버튼들은 미세한 필름 막으로 덮여 있다. 염분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채 건조해 둘 경우 굳어버린 염분으로 인해 필름 막이 손상을 입는다. 사용 중에는 그늘에 보관하고 여의치 않다면 수건 등으로 덮어 두거나 물에 담가두는 것이 좋다. 세척할 때는 석회질이 없는 깨끗한 민물에 담가뒀다가 마지막엔 흐르는 물로 버튼을 누르면서 씻은 후 그늘에 말린다.




수십 가지나 되는 장비들을 이 짧은 지면에서 모두 다루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요점 몇 가지만을 들다 보니 내용을 상세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것도 아쉽다. 다행히 PADI 코스 중에 '장비 스페셜리스트'라는 교육 과정이 있으니 보다 자세히 알고 싶다면 자격 있는 강사를 찾아 배움을 청하길 권한다. ​장비가 작동하는 원리를 알면 어떻게 관리하고 무엇을 중점으로 살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안전 다이빙의 기본은 언제나 정상 상태로 준비되어 있는 장비다.
















John. Young Joon Kim

PADI Course Director #471381

Zero Gravity - Scuba Diving Academy &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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