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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을 잘 배운다는 것은 무엇인가




십 년도 지난 이야기다. 오픈워터 다이버 자격을 가지고 있다는 한 다이버가 그다음 과정을 강습 받고 싶다고 찾아온 적이 있다. 그 다이버는 십여 년 전에 강습을 받았다고 하는데 개방수역 실습을 한 번도 진행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 당시에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강습 시간과 해양실습 비용을 아껴준 데 대한 그 강사에게 지금까지도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그 다이버에게 과연 그것이 고마워해야 할 상황이냐고 물었다.



운전하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 주지도 않고 돈만 받고 면허증을 내주고서 이제 나가서 운전하고 다니라고 한다. 스카이다이빙 강사가 제대로 된 교육 없이 비용만 받고 자격증을 내주고서 이제 비행기 타고 올라가서 홀로 뛰어내리라고 한다. 이들은 진정 시간과 비용을 아끼게 해 준 고마운 사람인가... 이 다이버도 무엇이 염려스러웠는지 지난 십 년간 단 한 번도 다이빙을 못 하다가 이렇게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십 년이 지나 그 고마웠던 강사는 이렇게 욕을 먹는다. 이제 이십 년째 욕을 먹고 있을 것이다.





스쿠버다이빙은 무중력에 가까운 수중세계로의 여행이다. 내 우주의 공간에서 신기한 수중생물을 만나고 황홀한 수중 세상을 탐험하는 것은 그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을 만큼 독특한 활동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탐험'이라는 단어에서도 비추듯이 스쿠버다이빙은 위험에서 완전하게 벗어날 수 없다. 스쿠버다이빙 활동은 수영이나 여타 수상 레저 스포츠와는 달리 몸이 물에 젖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애초에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없는 인간이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수중에서 숨을 쉰다는 것 자체가 필연적인 위험요소를 지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충분한 교육을 받고 그 자격을 부여받은 사람만이 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그것은 그저 일련의 강습을 받았다는 하나의 증명물일 뿐이다. 다이빙을 즐기려면 자격증이 있어야 하지만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다이빙을 안전하게 잘 하는 것은 아니다. 기초가 튼실해야 집을 안전하게 높이 쌓아올리듯 스쿠버다이빙도 마찬가지다.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은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절약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스쿠버다이빙 강사가 직업인 만큼 나는 많은 다이버들을 만난다. 우스갯소리로 종종 하는 말 중에 '담가보면 안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말 그대로 말이 필요 없이 물에 들어가 다이빙을 해 보면 안다는 말이다. 다이빙을 어떻게 배웠고 어떻게 해 왔으며 앞으로 어떤 다이빙을 할지가 보인다. 어떤 부류는 다이빙을 '했었던’ 사람들도 있다. 물어보기 전에는 다이빙을 어디에서 어떻게 배웠는지 알 수 없으나 다이빙에 흥미를 잃고 더 이상 다이빙을 안 하고 있는 부류다. 다시 시작해 보라고 해도 무엇에 크게 데었는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응하기를 꺼려 한다. 물을 좋아하는 다이버로서 안타까울 뿐이다.



그나마 개중에는 다이빙에 대한 흥미가 조금이라도 남아있는지 리프레시 교육을 받고 다이버의 길로 다시 들어서기도 한다. 지금까지 위험부담은 엄청 감수해 오면서 비용도 결국 더 들었다. 이건 그나마 다행이다. 가장 안타까운 부류는 자신이 무엇을 못 배웠는지, 무엇을 알지 못하는지 인지하지도 못 한 체 다이빙하는 사람들이다. 다이빙 후엔 이런저런 아찔했던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백 번의 무용담, 그리고 백한 번째 무용담을 또 늘어놓거나 더 이상 그 자리에 없을지도 모른다. 사고 사례를 조사하는 유수한 단체들의 보고가 이것이 현실임을 증명한다.





많은 사람들이 싸고 빨리 마치면서 잘 가르쳐주기를 요구한다. 많은 강사들이 싸고 빨리 마치면서 잘 가르쳐주겠다고 제안한다. 과연 이것이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가당키나 한 것인가. 비용과 시간의 절감, 그리고 양질의 교육 이 세 가지 중 가장 큰 목적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는 것일 것이다. 설마 대충 교육받을 테니 대신 값싸게 빨리 마쳐달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까. 제대로 된 강습은 강사의 공들인 진행과 강습생의 차근한 연습이 필요하다. 이에는 비례하는 시간을 요하고 시간이 든다는 것은 곧 비용과 직결된다.



싸고 빨리하면서 제대로 교육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한 딱 그만큼 주고받을 뿐이다. 어쩌면 제대로 교육받지 못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혹은 경험 쌓기의 일환으로 값싼 서비스가 제공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스쿠버다이빙은 기본적으로 안전해야 한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안전함을 제대로 배우려면 적정 시간과 비용, 그리고 공을 들여 차근차근 익히고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다이빙을 평생 동안 안전하게 즐기려면 그저 '증'이라는 것을 얻는 것에 연연하지 말고 바른 마음가짐을 지닌 강사에게서 진중하게 제대로 배우길 권한다.


















- PADI Course Director

- PADI Specialty Instructor Trainer

- EFR Instructor Trainer

- 1400+ PADI Certifications Issued since 2002

- 4500+ Dive Log since 2001


- 2018  서울 제로그래비티

- 2013  서울 엔비다이버스

- 2013  코타키나발루 CDTC 졸업 

- 2010  태국 꼬따오 아시아다이버스

- 2008  태국 꼬따오 플래닛스쿠바

- 2004  태국 꼬따오 코랄그랜드

- 2003  호주 케언즈 3D어드벤쳐스 

- 2002  태국 푸켓 다이브아시아

- 2002  PADI 인스트럭터 #471381

- 2001  PADI 다이브마스터

- 2001  PADI 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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