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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을 잘 즐긴다는 것은 무엇인가

2020년 1월 26일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4년 11월 13일




오래전 태국에서 다이빙할 때 한국의 모 대학 스쿠버다이빙 동아리 팀을 맞은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인솔하는 첫날부터 날씨가 안 좋았고 수중 시야마저 엉망이었다. 동아리 일원 중에는 열대 바다 다이빙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친구도 있었다. 얼마나 실망할까 생각하니 물속에서 인솔하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는 수없이 그럭저럭 첫 다이빙을 마치고 수면 위로 올라왔다. 당연히 볼멘소리를 듣겠구나 싶었는데 올라오자마자 하는 그의 첫마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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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여기 너무 좋은데요~"

아니, 어떻게 된 거지? 물론 날씨나 바다 상황을 내 뜻대로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인솔 책임자로서 미안한 마음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엉뚱한 반응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는 물속 시야가 기대했던 것만큼은 아니지만 물이 따뜻해서 좋다고 말한다. 순간 더 이상 다이빙 안 하겠다고 하면 어쩌나 전긍했던 마음이 놓인다. 좋고 나쁨의 차이는 그저 마음에 달려있다는 만고의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해 준 기억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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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가본 곳 중에 어디가 가장 좋았어요?"

스쿠버다이빙 강사가 직업인 만큼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음... 글쎄요... 다 좋았는데요~"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보통 이렇다. 이것은 빈말이 아니고 진심이다. 실제로 같은 장소를 가더라도 아침에 다르고 점심에 다르며 밤에 다르다. 또 여름에 다르고 겨울에 다르며 철마다 다르다. 산에 비유하자면 푸르른 여름 산과 단풍 진 가을 산과 눈 내린 겨울 산이 다른 것과 같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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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세상은 산이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변화보다 더 많은 다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곳에서 살고 있는 수많은 생명체들은 언제 어느 때 제 모습을 들어내 줄지 모른다. 항상 보이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좀처럼 보기 어려운 진귀한 생명체와 조우하는 행운을 얻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어디'가 가장 좋았느냐는 질문보다 '언제' 가장 좋았느냐는 질문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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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좋은 다이빙에 대한 방점을 굳이 '언제'가 아니고 '어디'로 놓고자 한다면, 이 또한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동남아시아의 따뜻하고 화려한 바다는 각 지역마다 매력이 있고, 우리 바다의 찬물 다이빙 역시 그만의 매력이 있으며, 북해도의 유빙 다이빙이나 민물 아이스 다이빙 또한 몇 줄 글로 다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마디로 요하는 내 대답은 정말이지 "음... 글쎄요..."라는 말 밖에 할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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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을 잘 즐기기 위한 조건으로 장소와 때와 같은 환경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즐기고, 어떻게 즐기며, 누구와 즐기는가도 빼놓을 수 없는 요건들이다. 고대했던 진귀한 무언가를 발견한다거나, 배움으로 지식이나 기술을 향상시킨다거나,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 등은 환경적인 요소를 포함한 모든 요건들을 넘어서기도 한다. 좋은 다이빙이 되기 위한 조건은 이처럼 복합적이면서도 미묘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관통하는 대부분은 언제나 포용하는 마음속에 있다.






'이 책은 소파에서 티브이 리모컨이나 돌리는 사람들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옛 오픈워터 다이버 매뉴얼 겉표지에 씌어 있던 문구다. 지금의 책에는 없어졌지만 어떤 의미로 이 문구를 써넣었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스쿠버다이빙은 수중세계로의 탐험이다. 사전적 의미의 탐험이란 '위험을 무릅쓰고 어떤 곳을 찾아가는 것'이다. 물론 다이빙을 꼭 위험을 무릅쓰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수중세계 탐험의 묘미는 바로 이 잠재적인 위험성에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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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할수록 재미있는 것인지, 재미있는 것일수록 위험한 것인지는 분간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다이버로서 우리는 보다 멀리, 보다 깊이, 보다 오래, 보다 많이 탐험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위험과 안전은 모순되는 개념임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 접점을 찾아 '안전한 탐험'을 지향한다. 세상의 7할이 물이라는 진부한 말은 차치하고라도, 우리에겐 평생 동안 탐험한다 해도 다 못 가볼 만큼의 '어디'와 또 '언제'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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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DI Course Director

- PADI Specialty Instructor Trainer

- EFR Instructor Trainer

- 1400+ PADI Certifications Issued since 2002

- 4500+ Dive Log since 2001


- 2018  서울 제로그래비티

- 2013  서울 엔비다이버스

- 2013  코타키나발루 CDTC 졸업 

- 2010  태국 꼬따오 아시아다이버스

- 2008  태국 꼬따오 플래닛스쿠바

- 2004  태국 꼬따오 코랄그랜드

- 2003  호주 케언즈 3D어드벤쳐스 

- 2002  태국 푸켓 다이브아시아

- 2002  PADI 인스트럭터 #471381

- 2001  PADI 다이브마스터

- 2001  PADI 다이버




댓글 1개


김영준
김영준
2021년 4월 02일

글이 좀 긴듯하여 뒷부분의 내용을 따로 떼어내어 '우리 바다 다이빙하기'라는 제목으로 새로 올려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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