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을 잘 즐긴다는 것은 무엇인가

최종 수정일: 6월 23일




오래전 태국에서 일할 때 한국의 모 대학 스쿠버다이빙 동아리 팀을 맞은 적이 있다. 나는 그 팀을 인솔하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첫날부터 날씨가 안 좋았고 수중 시야마저 최악이었다. 팀 중에는 동남아시아의 바다가 이번이 처음이라는 친구도 있었다. 얼마나 실망할까 생각하니 물속에서 인솔하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는 수없이 그럭저럭 첫 다이빙을 마치고 수면 위로 올라왔다. 당연히 볼멘소리를 듣겠구나 싶었는데 수면 위로 올라오자마자 하는 그의 첫 마디가...


"와~ 여기 너무 좋은데요~"

아니, 어떻게 된 거지? 물론 날씨나 바다 상황을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인솔 책임자로서 미안한 마음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엉뚱한 반응은 도대체 무엇인가. 물속 시야가 기대했던 것만큼은 아니었지만 물이 따뜻해서 좋았다는 것이다. 순간 더 이상 다이빙 안 하겠다고 하면 어쩌나 전긍했던 마음이 놓인다. 역시 좋음과 나쁨의 차이는 그저 마음에 달려있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해 준 기억으로 남아있다.



"지금까지 가본 곳 중에 어디가 가장 좋았어요?"

스쿠버다이빙 강사가 직업인 만큼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아마도 이것이지 않을까 싶다. "음... 글쎄요... 다 좋았는데요~ ㅎㅎ"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보통 이렇다. 이것은 빈말이 아니고 거의 진심이다. 실제로 같은 장소를 가더라도 아침에 달랐고 점심에 달랐고 밤에 달랐다. 또 여름에 달랐고 겨울에 달랐고 철마다 달랐다. 산에 비유하자면 푸르른 여름 산과 단풍 진 가을 산과 눈 내린 겨울 산이 다른 것과 같다고 해야 할까.

수중 세상은 산이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변화보다 더 많은 다름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중력의 수중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생명체들은 언제 어느 때 제 모습을 들어내 줄지 모른다. 항상 보이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쉽게 만나기 어려운 진귀한 생명체와 조우하는 행운을 얻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어디' 가 가장 좋았느냐는 질문보다는 '언제' 가장 좋았느냐는 질문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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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좋은 다이빙에 대한 방점을 굳이 '언제'가 아니고 '어디'로 놓는다면 이 또한 기준이 달라 대답하기 어렵다. 동남아시아의 따뜻하고 화려한 바다는 각각의 매력이 있고 우리 바다의 찬물 다이빙도 역시 그만의 매력이 있으며, 북해도의 유빙 다이빙이나 민물 아이스 다이빙 또한 몇 줄 글로 다 형언할 수 없을 만큼의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대답은 정말이지 "음... 글쎄요..."라는 말 밖에 할 도리가 없다.


다이빙을 잘 즐기기 위한 조건으로 장소와 때와 같은 환경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무엇을 즐기고 어떻게 즐기며 누구와 즐기는가도 빼놓을 수 없는 요건들일 것이다. 고대했던 진귀한 무언가를 발견하거나, 지식이나 기술을 향상시키거나, 마음이 통하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 등은 때론 모든 요소들을 넘어서기도 한다. 이처럼 좋은 다이빙이 되기 위한 조건은 미묘하면서도 복합적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관통하는 대부분은 포용하는 마음속에 있다.






'이 책은 소파에서 티브이 리모컨이나 돌리는 사람들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이 말은 옛 오픈워터 다이버 매뉴얼 겉표지에 씌어 있던 문구다. 지금의 책에는 없어졌지만 어떤 의미로 이 말을 했는지 짐작하고 또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스쿠버다이빙은 수중세계로의 탐험이다. 사전적 의미의 탐험이란 '위험을 무릅쓰고 어떤 곳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다이빙을 꼭 위험을 무릅쓰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수중세계 탐험의 묘미는 바로 이 잠재적인 위험성에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위험할수록 재미가 있는 것인지 재미있는 것일수록 위험한 것인지는 분간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다이버로서 우리는 보다 멀리, 보다 깊이, 보다 오래, 보다 많이 탐험하기를 원한다. 위험과 안전은 모순되는 개념임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 접점을 찾아 '안전한 탐험'을 지향한다. 세상의 7할이 물이라는 진부한 말은 차치하고라도 다행히 우리에겐 평생 동안 탐험을 한다 해도 다 못 가볼 만큼의 '어디'와 또 '언제'가 기다리고 있다.














- PADI Course Director

- PADI Specialty Instructor Trainer

- EFR Instructor Trainer

- 1400+ PADI Certifications Issued since 2002

- 4500+ Dive Log since 2001


- 2018  서울 제로그래비티

- 2013  서울 엔비다이버스

- 2013  코타키나발루 CDTC 졸업 

- 2010  태국 꼬따오 아시아다이버스

- 2008  태국 꼬따오 플래닛스쿠바

- 2004  태국 꼬따오 코랄그랜드

- 2003  호주 케언즈 3D어드벤쳐스 

- 2002  태국 푸켓 다이브아시아

- 2002  PADI 인스트럭터 #471381

- 2001  PADI 다이브마스터

- 2001  PADI 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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