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을 잘 즐긴다는 것은 무엇인가.. (부제 : 우리 바다 다이빙하기..)

3월 7 업데이트됨



오래전 태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국의 어는 대학의 스쿠버다이빙 동아리 팀을 맞은 적이 있다.. 나는 그 팀의 다이빙 일정을 인솔하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첫날부터 날씨가 안 좋았고 수중 시야마저 최악이었다.. 팀 중에는 동남아시아의 바다가 이번이 처음이라는 친구도 있었다.. 얼마나 실망을 할까 생각을 하니 물속에서 인솔하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는 수없이 그럭저럭 첫 다이빙을 마치고 수면 위로 올라왔다.. 당연히 볼멘소리를 듣겠구나 싶었는데, 수면 위로 올라오자마자 하는 첫 마디가..



"와~ 여기 너무 좋은데요~" 아니, 어떻게 된 거지..? 물론 날씨나 바다 상황을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인솔 책임자로서 미안한 마음을 전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 엉뚱한 반응은 도대체 무엇인가.. 물속이 기대했던 것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물이 너무 따뜻해서 좋았다는 것이다.. 순간, 더 이상 다이빙 안 하겠다고 하면 어쩌나 전긍했던 마음이 놓인다.. 역시, 좋음과 나쁨의 차이는 그저 마음에 달려있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해 준 기억으로 남아있다.. ​



"지금까지 가본 곳 중에 어디가 가장 좋았어요..?" 스쿠버다이빙 강사가 직업인 만큼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아마도 이것이지 않을까 싶다.. "음.. 글쎄요.. 다 좋았는데요~ ㅎㅎ"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보통 이렇다.. 이것은 빈말이 아니고 거의 진심이다.. 실제로 같은 장소를 가더라도 아침에 달랐고, 점심에 달랐고, 밤에 달랐다.. 또 여름에 달랐고, 겨울에 달랐고 시즌마다 달랐다.. 산에 비유하자면 푸르른 여름 산과, 단풍 진 가을 산과, 눈 내린 겨울 산이 다른 것과 같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수중 세상은 산이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변화보다 더 많은 다름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중력의 수중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생명체들은 언제 어느 때 제 모습을 들어내 줄지 모른다.. 항상 보이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때론 쉽게 만나기 어려운 진귀한 생명체와 조우하는 행운을 얻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어디' 가 가장 좋았느냐는 질문보다는 '언제' 가장 좋았느냐는 질문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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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다이빙에 대한 방점을 굳이 '언제'가 아니고 '어디'로 놓는다면, 이 또한 기준이 너무 달라 대답하기가 어렵다.. 동남아시아의 여러 따뜻한 바다는 각각의 매력이 있고, 우리 바다의 찬물 다이빙도 역시 그만의 매력이 있으며, 북해도의 유빙 다이빙이나 민물 아이스 다이빙 또한 몇 줄 글로 다 형언할 수 없을 만큼의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대답은 정말이지 "음.. 글쎄요.."라는 말 밖에 할 도리가 없다..



'이 책은 소파에서 티브이 리모컨이나 돌리는 사람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이 말은 옛 오픈워터 다이버 매뉴얼 겉표지에 씌어 있던 문구이다.. 지금의 책에는 없어졌지만 어떤 의미로 이 말을 했는지 짐작하고 또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스쿠버다이빙은 수중세계로의 탐험이다.. 사전적 의미의 탐험이란 '위험을 무릅쓰고 어떤 곳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다이빙을 꼭 위험을 무릅쓰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수중세계 탐험의 묘미는 바로 이 잠재적인 위험성에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위험할수록 재미가 있는 것인지, 재미있는 것일수록 위험한 것인지는 분간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다이버로서 우리는 보다 멀리, 보다 깊이, 보다 오래, 보다 많이 탐험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우리는 위험과 안전은 모순되는 개념임을 알면서도 그 접점을 찾아 '안전한 탐험'을 지향한다.. 세상의 7할이 물이라는 진부한 말은 차치하고라도, 다행히 우리에겐 평생 동안 탐험을 한다 해도 다 못 가볼 만큼의 '어디'와 또 '언제'가 기다리고 있다..



다이빙을 즐기는 방식은 그 지역의 특색에 따라 발전해 왔다.. 몇 지역을 예로 보자면.. 동남아시아의 바다는 수온이 높아 상대적으로 단출한 장비로 다이빙을 보다 수월하고 오래 즐길 수 있다.. 또한 같은 열대 바다 이면서도 필리핀과 같은 지역은 태국과는 달리 뭍에서 가까운 거리에 깊은 수심 지형이 많아, 대심도 감압 다이빙 형태가 더 발달하고 활성화되어 있다.. 멕시코의 유카탄반도는 반도 전체가 석회암 지대로 이루어져 있어서 땅 아래 석회 동굴 지형이 많다.. 이로 인해 이 지역에서는 동굴 다이빙 형태가 많이 발전해 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바다의 특색은 어떨까.. 우선, 수온으로 보자면 우리의 바다는 사계절이 있다.. 수온이 가장 높은 제주도의 여름과 가을에는 아열대 수온을 나타내고, 동해와 남해 지역은 계절에 따라 온대와 한대, 냉대 수온이며, 1~2월의 한겨울에는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강가에서 아이스 다이빙을 즐길 수도 있다.. 이처럼 우리 바다는 다른 지역에 비해 즐길 수 있는 수온 범위가 넓다.. 그러나 우리 바다는 평균적으로 찬물 영역대에 속하므로 주로 두꺼운 웻슈트와 드라이슈트를 사용하는 찬물 다이빙이 가장 큰 특색이다..



우리 바다가 찬물 영역 대라고 해서 수중환경이 다른 여타 지역에 비해 뒤지는 점은 별로 없다고 본다.. 물론, 상대적으로 낮은 수온과 탁한 시야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바다의 수중세계 또한 다른 지역 못지않게 웅장하고 멋진 지형의 사이트가 있고, 세계적으로 손 꼽히는 화려한 연산호 군락지가 있으며, 오로지 우리 바다에서만 서식하는 수중생물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우리 바다 동해는 서울에서 두어 시간의 운전이면 닿는 곳으로, 당일 여행으로도 두세 번의 다이빙이 가능하다.. 현실적으로 매번 긴 일정과 많은 비용을 들여서 해외 바다만을 찾아서 다이빙을 할 수는 없을 터이므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우리 바다를 찾아 그 매력을 느껴 보는 건 어떨까.. 우리도 필리핀처럼, 태국처럼, 멕시코처럼 우리 바다에 맞는 형태의 다이빙을 배우고 즐길 필요가 있지 않을까.. ​​선택과 집중이다..



다이빙을 취미로 삼고 꾸준히 즐겨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기초를 잘 배워 기본기를 다져야 한다.. 그 후에는 다이빙을 주로 즐기고자 하는 지역의 특성에 맞는 방식을 배우고 익혀나가는 것이 좋겠다.. 예로, 우리 바다는 찬물 다이빙이 주류이므로 4계절의 바다를 두루 즐기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드라이슈트 다이빙이다.. 한 발 더 나아가서 우리 바다 다이빙의 최종 목표를 아이스 다이빙에 두면 어떨까..





아이스 다이빙은 인류가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최저의 수온에서 가장 두꺼운 체온 유지 장치들을 사용하여 오버헤드 환경에 필요한 다이빙 기술과 절차를 익혀야 한다.. 이에는 장비의 명확한 이해와 익숙한 사용 능력을 요하고, ​부력과 핀킥에 대한 확실한 실력을 요하며, 버디는 물론 수면 위의 팀까지 하나로 연결된 팀 절차를 정확하게 따르는 것을 요한다.. 이 기술들은 비단 아이스 다이빙을 하기 위해서만이 아닌, 모든 형태의 다이빙에 적용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드라이슈트를 입고 얼음 속으로 들어가자는 것은 아니다.. 지향점이 있다면 무엇을 배워야 하고 또 무엇을 연습해야 하는지가 뚜렷해진다.. 용기 같은 것을 낼 필요는 없다.. 단지 작은 호기심이면 충분하다.. 이것은 그저 다이빙을 더 흥미롭고 더 많이 즐기기 위해 필요한 기술과 장난감을 늘려나가는 것뿐이다.. 종종 오해의 소지가 있어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은, 우리는 추운 다이빙을 참고하는 것이 아닌, 찬물 다이빙을 즐기는 것이다.. 부디 선입견을 버리고 마음을 열어 가까이에 있는 우리 것부터 즐겨보자.. ​





















- PADI Course Director

- PADI Specialty Instructor Trainer

- EFR Instructor Trainer

- 1400+ PADI Certifications Issued since 2002

- 4500+ Dive Log since 2001


- 2018  서울 제로그래비티

- 2013  서울 엔비다이버스

- 2013  코타키나발루 CDTC 졸업 

- 2010  태국 꼬따오 아시아다이버스

- 2008  태국 꼬따오 플래닛스쿠바

- 2004  태국 꼬따오 코랄그랜드

- 2003  호주 케언즈 3D어드벤쳐스 

- 2002  태국 푸켓 다이브아시아

- 2002  PADI 인스트럭터 #471381

- 2001  PADI 다이브마스터

- 2001  PADI 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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